분단의 비극과 그 현장이 보이는....DMZ 녹쓸은 철조망

어제 용산에 있는 미8군에 갔다가 아주 뜻있는 기념품을 최진사가 하나 받아왔다.
"DMZ 녹쓴 철조망 조각" 이었다.
그야말로 안보상품으론 그 이상 없을 것 같다.

최진사가 40년전 서부전선 GOP 안쪽의 GP에서 쫄병생활을 했기 때문에 더욱 감회가 깊다.
그 당시 수색대원과 같이 DMZ 남과 북의 중심에 휴전당시 군사분계선 철조망이 쳐져 있던 곳까지 가 보았는데, 나무말뚝은 자취도 없이 썩어 버리고, 이런 모양의 철조망 몇가닥만 늘어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철조망을 가운데 놓고 북쪽으로 2km, 남쪽으로 2km 지점에 아주 견고한 DMZ 철책이 있다.



액자에는 한글과 영어로 이렇게 적혀있다.

"한국전쟁이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휴전되고,
155마일 철조망이 쳐진지도 어느새 반세기가 지났습니다.
전쟁과 대립, 분단의 상징인 이 녹쓸은 철조망이 온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걷혀질 그날을 기원합니다."



세계유일의 분단국가 한국을 남북으로 갈라놓은 151마일(248km) 비무장지대 DMZ.
말은 비무장지대이지만 감시초소와 날카로운 철조망, 지뢰, 전차 장애물, 중화기들이 빈틈없이 들어서 있는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 되어 있는곳이다. 1953년 7월 한국전쟁 휴전이 된후로 55년간 DMZ 양측에는 200만 군대가 밀집하여 언제라도 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는 일촉즉발 상태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MZ는 세계적인 분쟁 대치지역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곳이 되었다. 철조망을 따라서 폭 4km 국경선에서 무표정하게 서있는 북한병사들을 보기위해 몰려드는 것이다.
파주시가 지리적 특성을 활용하여 안보관광상품 개발한 'DMZ 녹쓸은 철조망'이 외국인들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단다.



DMZ를 이용한 특색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하여, 파주시는 지난 2000년부터 DMZ내 철조망을 교체하면서 나온 녹쓴 철조망을 이용하여 안보관광상품을 만들었다.

한국적이면서 가장 파주적인 상품인 DMZ철조망은 남과 북을 가로막았던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을 상품화 한 것으로 한반도 지도를 배경으로 20cm 길이의 실물 철조망을 휴전전 위치에 가로질러 놓아 분단의 아픔을 나타내고 있다.

반만년 역사중 가장 비참했던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의 철조망 조각에 서려있는 가고싶은 고향, 꿈속에서도 보고싶은 내 가족을 지척에 두고도 이 철조망이 가로막혀 1천만 이산가족이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론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군들은 남한에서의 기념품으로 비무장지대의 철조망 조각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미8군에 많이 납품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선물해야 할텐데, 오히려 미군이 파월전우에게 선물로 주다니 거꾸로 된 것 같지만 그래도 받고보니 참으로 귀중한 선물인 것 같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임진각, 통일전망대, 판문점, 도라산전망대, 제3땅굴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단다. 그런데 한정된 수량이라 금방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외국에서 바라보는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는 한국전쟁과 관련된 것이 많다고 한다.
이 철조망 조각을 보면서 하루속히 DMZ 가 화해와 협력의 장소로 이용되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