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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더운 여름날에 에어콘 빵빵한 곳에서 시원한 눈세상 영화를 볼려고 따라나섰다. 그런데 2006년 일본영화 '설국' 러브스토리처럼 아름답고 시원한 설국 이야기가 아니라, 치고 박고 대가리 터지는 분단국 촛불시위를 보는 느낌의 영화였다고나 할까? 그러나 부작용으로 지구엔 빙하기가 도래한다. 갑작스레 도래한 빙하기에 꽁꽁 얼어붙은 지구에서 노아의 방주처럼 마지막 생존자들은 무한동력으로 멈추지 않는 설국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사람들을 태운 열차가 17년 동안 끝없는 궤도를 달리고 있다. 노아의 방주 열차에 선택된 부유한 사람들의 호화로운 앞쪽칸.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이 탈취하여 겨우 타게된 맨 뒤쪽 꼬리칸. 열차안의 세상은 공평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 꼬리칸에서 모험심 강한 젊은 청년 하나가 기차를 장악해 꼬리칸을 해방시키기 위해 기관차의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해 투쟁과 반란을 일으키는 줄거리다.
청년은 꼬리칸의 반란을 주도하는 인물로 각광을 받지만, 그 자신은 17년 전에 어머니를 죽일 정도로 끔찍한 악행을 저질렀던 인물이다.
자신의 한팔을 내줄 정도로 성자로 추앙받는 늙은 영감은 그 역시 설국열차를 유지하기 위해 꼬리칸의 모든 사람들을 속이고 그들을 죽음으로 내 몰 정도로 숨은 꼼수의 권력자 모습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난민생활과 자본주의 고위층 부자들을 연상시키는 대목에서 노력하여 열차를 만들어 탄 사람들과 반항심만 강한 빈민굴 사람들 자본주의 현 인류의 부조리 체제 전복을 의미하는것 같아 섬뜩한 기분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설국열차를 보고있는 관객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개미와 베짱이 우화가 생각났다. 겨울날 베짱이가 개미의 집을 찾아가 행패를 부린다면 옳은 일인가? 죽어라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무리들이 진보라고 우기면 다인가?
그렇다고 내가 열차 앞칸에 탔다는 보수꼴통이 아니라, 노력한 만큼 저축하여 노후에 그럭저럭 먹고사는 설국열차를 타지않은 평범한 대한민국 사람일 뿐이다. 우리 후대를 위해서 화려한 이상으로 자폭 하기보다는 안정된 현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열차의 칸막이 문을 폭파해주는 송강호 역할을 혁명적 인사로 표현할려고 노력한것 같으나 내가 보기엔 단순 조연급이다.
영화 후반부에 열차의 절대자와 꼬리칸의 지도자 늙은 영감과는 서로 내통하며 설국열차 내부의 안정을 유지하며 각자 위치에서 추앙받는 인물이란 점에 실소를 했다. 반란의 끝부분, 설국열차는 계곡으로 추락하게 되고 모두 함께 파멸하는 운명이 된다. 마지막 장면 17세 소녀와 흑인꼬마 한 명이 구사일생으로 살아서 설국에 발을 디뎠는데, 눈덮힌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북극곰을 보면서
우리 인류와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가야할 지구에서 거의 대다수 인류가 사라진다는 설정은 상당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최진사 생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