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5일 광복절에 서대문 형무소가 일반인에게 무료개방된다는 뉴스를 들으니 서울에 살면서 그 역사의 현장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죄스런 마음이 생겨 3호선 지하철을 타고 독립문 역에 내렸다.



옮겨진 독립문앞 무궁화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815에 보는 무궁화는 더욱 아름답고 뜻깊게 여운을 준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쪽으로 가는 길목에 독립운동사 관련 전시물들이 잘 가꾸어져 있다.



일제에 항거하여 대한민국 독립운동에 몸과 마음을 바친 순국선열의 위폐앞에 서니 경건한 마음이 생긴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독립문에서 바로 근처에 있다. 815에 맞춰 외국인 방문객들도 많이 보인다.



입장료는 1,500원인데 오늘은 무료개방이다. 방학숙제를 해야되는지 부모의 손을 잡은 소년소녀들이 많다



아마도 학교 과제물로 이곳을 방문한 소감을 쓰도록 한 것 같다. 열심히 메모하는 아이들이 기특하다.



감옥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일렬로 전개된다. 그중에 숨막히는 감방은, 앉지도 못하게 관을 세워놓은것처럼 가둬놓고 자물쇠를 채우는 독방이 있었다. 이곳에 방문객들이 한번씩 들어가서 체험하는데 모두 진땀을 빼고 한숨을 몰아쉬며 나온다. 고문실 모형들이 더욱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다.



이 더운 여름, 골방을 들여다 보는 것 만으로도 숨이 막힐 것 같다. 거기다 많은 관람대열 때문에 쫓겨 나오듯
탈출해 나왔다. 나오다보니 눈에 띄는 사진이 한 장 벽에 붙어있어 찍어보았다. 무슨죄를 졌는지는 모르지만
말로만 듣던 곤장을 맞고 있는 장면인 것 같다.



예전의 많은 건물은 철거하고 감옥 일부 몇동만 그대로 둔 것 같다. 마당으로 나오니 국악연주단이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었다. 슬픈역사의 현장에서 가야금 연주의 아리랑을 한참 듣고 있으니 가슴깊이 여운을 남긴다.



예전의 감옥 건물이다. 지금은 그냥 대충 훑어보는 순간이지만 아주 숨막히는 공간이다.



뒷담을 따라 걸어보았다. 맨손으로는 담을 넘어 탈출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높이였다.



이 길로 올라가면 무악정이 있는 안산 봉수대가 있는 산 정상으로 가는길이다.



언덕에 올라 다시 서대문 형무소를 내려다 보았다. 지금은 독립운동관련 관광지구 숲으로 만드는 것 같다.



홍제동쪽 무악재로 넘어가는길은 군부대가 있어서 그런지 원시림이 그대로 남아있어 과연 여기가 서울 한복판인가 의심 스러울 정도로 수목이 울창하다. 시원한 곳에서 자리잡고 가져간 찐감자와 포도송이를 먹고 쉬었는데 모기의 집중공격을 받아 울퉁불퉁 해졌다. 다음에 간다면 모기약을 꼭 챙겨야 겠다.



8월15일 광복절에 만난 무궁화는 정말 아름다웠다. 한여름속에 산길을 오르려니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이열치열...갔다와서 샤워하고 맥주한잔 들이키니 해방감을 맛볼 수 있었다.
다시는 나라를 잃는 그런 사태에 놓이지 말아야 한다는 그런 각오를 다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