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사 100리길
오늘은(2004,8,22) 기장군청에서 장안사 입구까지 왕복 40km 장거리 훈련이 있는날이다.
일기예보는 어제 오늘 내일까지 비가 많이 온다고 했으나, 오뚜기클럽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괘의치 않고 실행하는 관행과 실력이 있으므로 마돈나의 승용차에 4시 40분에 편승하기로 약속하고,
자명종을 4시에 맞추어 놓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신경이 날카로워서인지 자다가 번쩍 눈이 띄여서 시계를 보니 아직 1시19분밖에 안되었다.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가 눈을 뜨니 이번에는 5가 넘어버린게 아닌가?
깜짝놀라서 버럭 외마디 소리를 치니 잠자던 아내가 깨어 확인해보니 2시50분이다.
곤히 잠자는 아내를 깨운게 좀 미안하다. 일어난 김에 거실로 나오니,
3시부터 개최되는 파라과이 대 대한민국의 올림픽 축구 8강전을 부성이 애비가 보기위해
텔레비젼을 틀어놓고 있었다.마침 잘되었다 싶어 같이 보기로 작정하고 잠을 깨운다.
전반전에 2대0으로 패색이 짙어져서 흥미를 잃고, 아침 식사를 대충하고 4시에 집을 나서니 비가 여간이 아니다.
약속된 개금 대한주택공사 앞에 도착하니 4시36분.
약속시간이 지나가니 아직 자고있지나 않는지하는 조바심이 인다.
4시 6분경에 승용차가 도착하고, 2박3일집에 들러 동승하여 비내리는 새벽길을 달려가며
스스로 생각해보아도 반쯤은 미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황령산 터널과 광안대교, 해운대 장산 터널을 지나 기장군청에 도착하니
아직은 약속된시간인 5시40분보다는 5분정도 일찍다.
주위를 둘러보니 군청 주출입구에 사람기척이 있어서 다가가 보니
불루칩과 서너명이 벌써 도착해있었다. 차에서 내리니 기온이 제법 쌀쌀한 느낌이다.
조금 기다리니 속속 도착하는 회원들의 수인사 소리가 시끄러운 비소리와 어울러진다.
25명이상이 모였지만 누구도 오늘 훈련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우의를 꺼내어 소매와 밑부분을 달리기 좋게 잘라서 입고
혹시모를 중간의 곤혹을 없애기 위해 배변을 억지로하고,
단체 스트레칭을 실시한 후에 빗속의 질주가 시작되었다.
일광을 지나 한국유리 옆을 통과하여 동백에 이를때까지는
그래도 운동화가 물에 젖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물을 피해서 건너뛰곤했지만
지나가는 차량에서 튀는 물과 하늘에서 계속 퍼붓는 물, 땅바닥에 고여있는 물을
전부 피하기는 역부족이 되어, 그 다음부터는 아예 물을 첨벙거리며 뛰지 않을 수없었고,
모자를 통해서 이마로 흐르는 빗물에 안경이 잘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도리가 없다.
시원히 오는, 마지막 더위를 몰아갈 빗줄기를 즐기면서 탁틔인 바다를 바라보며
동백, 칠암, 임랑을 거쳐 고리원자력앞 월례에서 장안사로 꺾어들어 달린다.
가끔은 달리는 차량에 의해 틔는 물에 온통 샤워를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함께 달리는 대원들의 사기에 녹아 그냥 달리기만 할 뿐이다.
땡볕보다는 차라리 빗속이 나을까?
운동화속에서 퉁퉁불은 발바닥을 생각하면 오히려 땡볕이 나을까?
자원봉사 차량에서 바셀린을 빌려서, 쓸려서 아픈 사타구니를 달려어 본다.
5KM,10KM지점에서는 나중을 생각하여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억지로 입술을 추겼지만
15KMM지점에서는 그냥 통과하여 질주를 계속한다.
장안사 입구 20KM 지점에 자원봉사대원들이 지키고있다가 포도며 바나나,
수박, 물등을 챙겨주어 거세게 오는 빗물과 함께 쑤셔넣어,허기진 뱃속을
어느정도 회복시키고, 이젠 오던 길로 달리기 시작한다.
잠시 쉬었는데도 한기가 엄습해오고, 근육이 굳어지는 느낌마저 드는게,
장시간 빗속노출의 위험성을 대변하고있다.설설 핏치를 올려 25KM지점에서
다시 물한컵을 챙겨넣고 계속 앞길을 잠식하고 있는데,
26-27KM지점에서 뒤딸아오던 자원봉사 요원이, 너무 오래동안 빗속을 달려도
건강을 헤칠 수가 있다고 승차하기를 권유하는 바람에 그것도 일리는 있겠다 싶어,
동승하여 30KM 지점까지 축지법을 시행하였다.
다시 30KM 지점에서 달리기 시작하였는데 그사이에 근육이 굳어져서
쥐가 날려고 하고,걷기마저 힘든 상태가 되어있었으나,
그대로 무너지기는 아까운 생각이 들어 고집스럽게 35KM 지점까지 달려 보았지만,
발바닥은 있는되로 퉁퉁부어서 걷기마저 힘들고,체온을 빼앗겨
한기가 들기 시작하는 징후가 보여 중간 포기를 하지 않을 수없었다.
오늘 결과적으로 겨우 32KM 정도의 훈련량과 빗속을 원없이 달려보았다는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다음번에는 꼭 완주를 하여 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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