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게 다가 온 옛시 두편
식당을 개업한 친구의 부탁으로 중원군 깊은 산골로 고추 몰러 나갔다가
날이 저물어 메주 냄새나는 허름한 골방에 일박하며 낡은 책상 앞
파리똥이 퍼진 누런 종이에 쓰여진 옛날 유행따라 그저 의미 없이
달달 외웠던 시귀 두편을 보고 한참 웃었다.
자기 전 몇 번을 더 읽어보다가 늙은 지금 그 의미를 곱씹어 보니
새로운 감동이 다가와 새벽 귀가 길 내내 차안에서 읊고 읊으니
그 맛이 오래 끓일수록 맛이 더하는 잘 우러난 뼈 국물 같아 올리니
바쁜 중 잊었던 옛 감회를 맛보시기 바랍니다.
1)생활이 그대를 속이드라도 (푸쉬킨)
생활이 그대를 속이드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설음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언제나 설은 것 모든 것이 일순간에 지나가고
그리고 지난 것은 그리워 지는 것이다.
2)낙엽(R.드.구르몽)
시몬
나무 잎새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덧없이 버림을 받고 땅위에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녘 낙엽 모습은 쓸쓸하다.
바람에 불려 흩어질 때 낙엽은 상냥스러이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었다.
그리하여 바람이 몸에 스며든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었다.
그리하여 바람이 몸에 스며든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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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도 결산과 교훈
군대 이야기 - 해안초소의 추억(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