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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한라산...
제주공항에서 한라산이 저만치 보인다. 그 꼭지점 백록담을 연상하면 마음이 설레인다.
김상병이 자그마한 몸집이지만 山 타는 것은 다람쥐 같다. 최진사는 쨉(?)도 안된다.
년말에 김상병이 딸내미와 한라산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에, 최진사도 멋도 모르고 신사도 발휘하는 차원에서 따라 붙었다.
아무나 따라하는거 아닌데...ㅠ.ㅠ
요즈음 TV 뉴스는 지겹지만, 산(山) 다큐멘타리는 즐겨본다. 으~으 히말라야...네팔...트래킹
그런데 보는 것은 좋지만 그거 아무나 따라하는거 아니다.
장남은 회사일 때문에 못오고, 우리팀(?) 세명이 한라산을 도전할려고 D-데이를 잡은날 하필이면 바람불고 폭설이 내려
한라산 등반이 입산통제되어 버렸다. 눈이 와서 렌트카 자신없어 할 수 없이 택시 투어로 대치하여 제주도 동쪽을 다녔다.
그 택시 기사님이 한라산은 대부분이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인데 그게 잘못된거란다.
성판악 코스(9.6km)는 평평해서 오르기 좋지만 조금 길고, 관음사 코스(8.7km)는 짧지만 가파르다.
등산할 때 내려오는 계단에서 무릅관절에 무리가 가니까, 올라갈때 경사진 길을 택하는게 맞는거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므로 한라산 등산할려면 관음사-백록담-성판악 코스를 강력히 추천한단다. 그래서 계획을 바꿔서
관음사 입구로 올라가서 정상 백록담(1,950m) 정복하고 성판악 쪽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10시간 코스라고 하니, 일찍 새벽 7시에 관음사 입구로 갔더니 한라산 관리소에서 아직 통제에서 안풀렸는데 러셀 할 수 있는 '눈길 첨병'이 필요한데 머리 허연 월남전 참전용사는 힘이 없어 안되고, 젊은 청년이라야 된다고 기다리란다. 제길헐...ㅠ.ㅠ
07시30분쯤에 덩치(?)좋은 청년 2명이 왔는데, 청년들이 첨병으로 앞장서고 다섯명이 올라가도 좋다고 허가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약 6.5km 지점 용진각 대피소까지 정오 12시까지 도착 안되면 도로 내려와야 된단다.
이때만 해도 최진사는 10시간동안 눈밭에서 긴다는 것이 어떤건지 감이 안잡혀 겁대가리(?)가 없었다.
삼각봉 대피소가 지난번 태풍 '나리'때 통채로 날아가서 헬기장 터에 새로 튼튼하게 짓고 있는중이었다.
그런데 한사람이 내려오고 있었다. 헉! 저 사람은 뭐야?...어디서 내려 오는거야? 대피소 직원이라고 했다.
바람불고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어서 앞이 잘 안보이는데 삼각봉이 어떤건지 보이지도 않고, 절벽만 돌아서 간다.
계단도 파 묻혀 보이지 않고, 한 발이라도 잘못 미끌어지는 날에는 "베트벳이여~ 굳바이" 되는 판이다.
삼각봉 대피소를 다시 짓는 동안 임시로 지어놓은 용진각 대피소란다. 설경을 몇장 찍는동안 선두그룹이 저만치 갔다.
용진각 대피소에서 검문에 걸리지 않으려면 12:00분까지 와야 된다고해서 세(?)가 빠지게 땀흘리며 왔는데... 용진각 대피소는 굳게 문이 잠겨져 있었다. 폭설에 모두 철수한 모양이다. 으씨~ 선착순 돌듯이 헥~헥~대며 올라왔는데...
용진각 대피소에서 바라보는 산등성이들은 정말 설국의 앞마당이었다. 앞에도 뒤에도 옆에도 위에도 모두 눈 뿐이었다.
건너편도 보이지 않는 구름속이라서 최진사 눈에는 한라산이 어느쪽에 붙어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아직도 멀고 멀었다.
사람 미치게 하는 것이 요놈의 팻말이다. 이제 다온 것 같으면서도 피를 마르게 한다. 여기서 부터가 제일 힘든코스다.
김상병이 최진사 힘내라고 한 장 찍어줬다. 그런데 김상병은 저만치 앞장서 내빼다가 우리가 올때까지 쉬다가, 최진사가 겨우 따라 부치면 또 또 저만치 달아난다. 최진사가 좀 쉴려면 정상에서 통금시간이 13:30분이라고 협박한다. 미치겠네~
정상에서 600m쯤 남겨두고 구름층을 통과했다. 이제 발밑에 구름이 깔린 것이 보인다. 파란 하늘에 햇살이 황홀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썬그라스도 준비 안하고 설산등반을 하다니 큰일 낼 사람들이라고 야단이다. 장님 될뻔했다. 휴~
그리고 전문등산가들 얼굴이 새카맣게 타는 것 안 보았느냐고 야단친다. 썬크림도 안 가져 갔으니까...초짜라서 ㅋㅋㅋ
그래도 어찌어찌 꼭대기까지 올라왔다. 힘이 들어 뭐 경치 좋은것도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비틀비틀...ㅎㅎㅎ
관음사에서 겨우 올라왔는데 올라오자 말자 대피소 담당자가 빨리 내려가라고 고함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13:30분인 것 같다.
퍼뜩 사진한 장 찍고 점심이라도 먹어야 내려가지...바람은 세차게 불고 배는 고프고...울려고 내가 왔나?...ㅠ.ㅠ 바쁘다.
내려가라고 고함치는 대피소 직원에게 통사정하여 가져간 도시락 먹는둥 마는둥 하고...이제 성판악으로 내려간다.
다리는 후들거리고, 성판악 등산로는 더 길고 멀다는데 걱정이 앞선다. 사람들은 모두 다 내려가고 우리가 맨꼴찌다.
그래도 해가 저만치 있으니 우찌 안되겠나. 가자 가자...그런데 눈이 쌓여서 계단도 보이지 않는다 잘 못 짚으면 푹 빠진다.
구름위에서 저 구름밑 세상으로 다시 내려갈려니 내키지는 않지만 어찌하리...심대흥 전우는 내려올걸 뭐할려 올라갔나 아무리 머리를 굴려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간다는데...나도 잘 모르겠다.ㅋㅋㅋ 내가 왜 여길 올라왔지?
하늘에서 내려오는길처럼 아름답지 않은가요? 그런데 조심해요. 계단이 없으니 황천길로 가는 수가 있다구요...
미끄럼 타기 좋은 길이죠? 묻어봤자 눈뿐이니 앉아서 미끄럼이나 타유~ 늙은이가 퍼질고 탄다고 흉보는 사람도 없으니까...
관음사 코스는 고생한만큼, 끝내주는 경치가 보상을 해줍니다. 한라산 겨울등반 하실분 관음사로 올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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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있거라 부산항
그 언덕 그 노래 - ♬ 노오~란 샤스 입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