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현관문을 여니, 문 손잡이에 달아놓은 우유주머니엔 여느때처럼
우유팩 작은것이 하나 들어있고, 그아래로 큼직큼직한 흙 발자국이
길게 찍혀있었다
상주가 고향이라는 삼십대후반의 우유배달아주머니는 남매 둘을 둿는데
남편하는일이 싢통치 않아 낮엔 우유배달,밤엔 친척의 식당일을
거들어 준다고했다
항상 사내같은 옷차림에 신 역시 넓직한 등산화를 신고서 아침부터 오후
서너시까지 배달차를 몰고 온 동네 골목 골목,계단,계단을 누비고다니는데
그 건강함과 한결같은 밝은모습이 보는사람마저 즐겁게하는 그런 여자다
길에서 볼라치면 어디서 교통 사고가 났느니,학교앞에 버려진 개가 돌아다니느니,천 변에개나리가 좋으니 가보라느니 하며 발효유도 하나 공으로 건네준다 .
돈 좀 벌면 작은 식당을 차리는 것이 꿈이라는 그이
비가 오는데 우비라도 챙겨 나왔는지...그녀의 꿈이 등산화에 실려 발자국으로 또박또박 찤혀있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신고서 오늘도 그의 꿈을 우유주머니에 담고 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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