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릿다운 자태에 품위있던 그 모습
젊은 날의 당신은 참으로 아름답더이다.
깊은 주름살은 지난 세월의 회한이라도 새겨놓은 듯
세월이란 흐르는 물과 같다고 하였던가.
어느새 하얀 서리 머리를 덮고 이마엔 주름이 가득하고
아픈허리 감싸안고 육신의 고통을 참으며,
인고의 세월을 잘도 참아 왔소이다.
서산에 지는 낙조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 시선이
어째 허망한 세월을 원망이라도 하는 듯...
나의 젊은 시절 회사일로 동분서주할 때
그래도 당신이 있어 든든하였고 사업관계로
어려움이 있을때 마다 힘이 되어 주었소.
농부의 아들로 어렵게 자라 적수공권으로 한 가정을 생각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당신의 내조 덕분인가 하오.
이제 물안개 자욱한 호반의 아침을 당신과 둘이서 나란이 걸으면서
우리의 지난 날들을 회상해 보면 어쩐지 눈시울이 떠거워 지는구려.
못난 내가 당신을 고생시킨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오는구려.
그 흔한 외국여행도 제대로 한번 시켜주지 못하고 허구헌날
신고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당신을 생각합니다.
이제 살면 얼마나 살겠는지? 남은 우리의 인생은 토끼꼬리 만큼이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저녁노을 바라보면서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소.
세월은 덧없이 흘러만 가는데 아름다웠던 지난날 우리들의 추억은 저 멀리
망각의 피안에 서성이고 있구려.
벌써 10월도 마지막으로 잊혀진 세월속에 묻히고 말았구려.
올해에는 어찌나 그렇게도 덥고 장마는 지루한지?
없는 사람들 살기가 점점 힘들어 가니 마음이 더욱 그렇네요.
당신에게 바라는 건 오직 하나, 건강하게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잘 사는 것이라오. 아들 딸들이야 이제 그만하면 제 살길을 찾았으니
뭐에 걱정할 것 있겠소.
.
자식 걱정이랑 두고두고 해도 끝이 없는 법,
그만큼 교육시켜서 짝 맞추어 내보냈으니 잘 살아갈 것이요.
욕심일랑 저 바다에 버리고 마음을 비워
청정심으로 돌아갈 때 항상 마음이 편해지는 거 알지요.
당신을 사랑하며 의지하고 정다운 친구처럼 오래 입었던 옷과
같이 편안하게 그렇게 살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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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고추에 된장찍어 드시던 아버지...(펌글)
우공이산(愚公移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