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이
꽃을
부르더니
꽃이
당신을
불렀습니다
당신은
봄
입니다.
-성백원-
봄기운이 코끝을 건드려서, 봄이 어디쯤 오나 마중을 나갔습니다. 양수리에서 바라본 검단산 쪽입니다.
저 고개너머로 오나 싶어 황토길로 걸어 넘어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봄은 거기에 없고 아직 겨울의 자취만 눈에 보였습니다.
분명히 새들은 봄이 왔다고 짹짹 거리지만 아직 한켠엔 얼음도 다 녹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낡은 군함 한 척이 밭뚝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다시 손질하면 옛날의 영광이 돌아올까?
분명히 바람은 봄바람인데 아직 서울근교엔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좀 늦나 봅니다.
양수리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묘소가 있습니다. 모든 문화재는 월요일엔 휴관입니다.
담넘어로 바라보니 앞쪽에 보이는 생가 뒷언덕 소나무 사이로 묘가 보였습니다.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베트남의 호선생이 즐겨 읽었다는데 그 사실을 어디서 증명할 수 있나요?
봄 여름 가을 겨울...분명히 계절은 바뀔테지요. 저만치 뿌옇게 보이는 것이 봄 아지랑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겔러리 한켠에 꽃화분에 봄이 온 듯 합니다.
겔러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정말 부드러워 오디오 시스템을 살펴보니 진공관 앰프가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bat29 전우가 마닐라에서 돌아와 여행담을 들을겸 점심을 한끼 했는데 삼각대가 없어 한사람이 빠졌네요.
팔당땜에 가둬놓은 물이 서울사람들이 마시는 수돗물입니다. 이미 오염원들이 많지만 앞으론 더 생기지 말아야 합니다.
음식점 '강변연가' 앞에는 손님들을 위하여 장작불을 피워 놓았습니다. 불을 보면 끌려가는건 왜 그렇까요?
봄은 봄이지만 아직도 동장군이 완전히 물러난건 아닌가 봅니다. 이글거리는 불빛을 최진사가 쬐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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