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트래킹 (1)

몇년만인가?

북괴공비 김신조 일당이 넘어왔던 68년 그해 년말에 입대해서
훈련소 마치고 바로 101보충대 거쳐서 팔려간곳이
155마일 휴전선 서부전선 360GP 였다.

훗날 그곳에서 제1땅굴이 발견된 고랑포 땅이었다.
나중에 들으니 쫄병시절 GP근무는 행운이라고 했다.
왜냐면 그곳엔 빳따가 없었다.

다만 두더쥐 생활이었다.
낮에는 자고 밤에는 철조망에 붙어서 별을 헤아렸다.

그때는 고참들이 겁을 많이도 주었다.
북괴 간부훈련 최종코스가 군사분계선을 넘어와서
남방한계선 철조망에 돌을 던지고 간다고해서
언제나 눈에 불을 켜고 있어야 했다.

간혹 옆부대에 철조망이 뚫려서 대대가 CPX가 걸렸다는 소문도 들리고
북괴 간첩이 내려오다 보초가 졸면 목을 따고 지나간다는
그런 무시무시한 경고 때문에 절대로 졸 수도 없었다.

하여튼 김신조 내려오고부터 군대생활 참 빡새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흑백사진을 찾아보니 노루새끼 한 마리 생포해서 껴안고 있는걸보니 평화스런(?) DMZ 같다.



DMZ 을 걷는 이벤트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군대쫄병시절 생각이 나서 그때 그곳을 가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있던 101보충대 서부전선이 아니고 103보충대 중부전선이란다. 그래도 좋다 휴전선 연장선상이니까...



시월의 마지막주 가을 단풍은 서서히 고운 칼라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지하철 종합운동장역에서 DMZ 미래연합 관광버스를 타고 집결지인 화천 평화의 댐 원형광장에 집결했다.
서울에서만 버스 20대가 움직였으니 최소한 1,000명은 될 것 같은 DMZ에 호기심 많은 인파가 평화의 종앞에 모였다.



이번 DMZ 걷기행사를 주관하신 DMZ 미래연합 이춘호 상임대표(좌)와 화천군수 정갑철 군수님을 만났다.
정갑철 화천군수님은 오음리 월남전참전기념관을 개관하셨고 지난 선거에서 재선되신 화천군수님이라 반갑게 만났다.



DMZ 걷기대회 개회식을 마치고 평화의 종을 세 번 타종하면 트래킹 출발신호 인것이다.



트래킹 코스는 평화의 댐 북단으로 가서 민간인 통제구역(민통선) 경계초소를 넘어서 약 2시간 코스를 걷게 된다.



평화의 댐에는 몇 번 와봤지만 그 아래쪽 길로 내려온건 처음이다.



북한 수공위험 때문에 전두환 대통령시절 평화의 댐이 준공되었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그 높이를 추가로 더 높였다.
참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평화의 댐을 보노라면 아직도 이데올르기 대립과 갈등이 남아 있는걸 느낀다.



가곡으로도 유명한 비목의 현장이 이곳에서 가깝다는 푯말이 서있다.



혹시나 중간에 걷지 못할 환자 발생을 대비하여 BUS 한 대와 앰블란스 2대가 따라왔다.



북쪽으로 한참 가다보니 민통선 경비지역 초소가 보였다. 초소를 보는순간 왠지 전쟁의 아픈 역사가 꿈틀대는 것 같다.



평소에 이곳을 들어가지 못하는데 오늘은 모든이들이 사전에 등록이 되어 있어서 제약을 받지 않앗다.



625전쟁 60년 아픈 역사지만, 금단의 땅이 되어 버린 DMZ은 아름다운 땅으로 보존되고 있엇다.



지뢰지역! 호기심을 버리고 길을 이탈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으니 더욱 섬뜩하였다.



내가 걷는 이길이 625때는 격전지였을거라는 생각이 드니 주변 산들에게 포위당항 느낌이 든다.



가을은 이미 이곳에도 멋지게 내리 덮이고 있었다.



제일 앞에가는 선두그룹엔 민통선 트래킹 코스를 설명하는 안내자가 쉬지도 않고 목청을 돋구고 있다.
남들은 걷기도 땀이 나는데 저렇게 떠들며 걸을려면 대단한 체력이 필요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진사도 이 사진 한 장 찍을려고 저 뒤쪽에서 치고 나온다고 헉~헉 숨소리가 거칠다. 사진사도 쉬운 직업이 아니다.



오염이 전혀 되지 않은 비경을 보았다. 그대로 아껴두고 싶은 그런 심정이다.



신선한 공기에 자연속으로 묻혀가는 행열에 끼인 것이 다행스럽고 참 좋은 것을 느낀다.



여느 산책길과 다름이 없지만, 이곳이 민통선 안쪽 DMZ이 가까워진다고 생각하니 뭔가 다르것 같고 새롭게 보인다.
가을바람은 서늘하지만 등에는 땀방울이 흐른다.


(촬영:최진사/ vietvet.co.kr )

( #2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