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에 봄기운도 가득차 오르니 최진사의 역마살 낀 발걸음이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그러나 최진사는 등산이라기보다 산책이라고 말을 한다. 종주를 하기보다는 가고 싶은 고개까지만
가기 때문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서울대입구 쪽에서 관악산 오른쪽 능선을 타 보았다.
봄비가 온뒤 날이 풀려서인지 관악산 입구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최근들어 걷기운동이 좋다는 붐이 일어서인지 부쩍 걷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 같다.
오랜만에 서울대 정문을 들어가 봤다. 역시 국립대학이라 규모도 크고 한차원이 높은 구도이다.
지난번엔 왼쪽길 연주대로해서 과천으로 넘어갔는데 오늘은 오른쪽 성주암으로 올라갔다.
옆에서 갱상도 아저씨가 한마디해서 주위에 여러사람이 배꼽을 잡았다.
"저 산만디를 전자서 올라가자~" 이게 무슨말인지 아는 사람은 갱상도 사람이다.
개울 끼고 호수공원까지 올라가다보면 물도 맑고 주변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엄동설한 지난 오늘 송림을 다시보니 그 느낌이 새삼 머리를 맑게한다.
주말산행을 하는 사람들 줄이 이어졌다. 점심시간 전까지는 모두 올라가는 사람들이고,
점심시간이 지나면 도시락 까먹고 내려오는 사람들로 줄줄이 이어진다.
입구에서 20분정도 올라오면 호수공원...이곳에서 왼쪽 연주대 가는쪽, 그리고 오른쪽 장군봉 가는 길로 갈라진다. 호수공원에 물고기들이 노니는데 빵조각 하나를 던졌더니 난리가 난다.
성주암에서 내려다보니 관악산 연주대 그리고 서울대학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주암은 작은 암자지만 유서가 깊은데 신라 문무왕 7년(667년) 원효대사가 암자를 세우고 정진하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1997년 7월 화재로 삼존불과 탱화, 대웅전이 전소한 것을 새로 복원했단다.
내려다본 성주암. 아래에서 올라오는 길이 아주 가팔라서, 올라올때 헉헉 가슴속 것을 모두 뱉어냈다.
올라가다 보니 누군가 외딴 바위위에 정한수 한그릇 떠다 놓고, 지극정성 기도한 흔적이 보인다.
저기 저 사람은 산에 와서 독서삼매경에 빠진 듯 하다. 마음은 신선이 다 된 것 같을 것이다.
최진사 가방메고 땀깨나 좀 흘렸다. 빨간장갑 패션이 너무 튀는 것 같다.
산에 갔더니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고 눈에 들어오는 만물이 온통 봄기운으로 氣를
뿜어내고 있었다. 최진사도 그 氣를 조금 챙겨서 가슴에 넣고 왔다. 좀 나누어 드릴까요? 느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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