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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색 가을하늘이 유난히 높아 보인다. 토요일 부산에서 일박하고 일요일 어디로 갈까 잠시 망서러진다. 어설피 아는 부산친구가 몇몇 있기는 한데, 예고도 없이 전화하면 별로 반기지 않을 것 같고 마지못해 나올 바에야 차라리 혼자서 발길 가는대로가 오히려 편하다. 남포동에서 투숙한 숙소 근방에 얼큰하게 끓인 돼지순대국밥으로 전날 밤늦도록 마신 술에 숙취를 달래본다.
자갈치시장은 부산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으로 가장 부산다운 생활의 터전이자 부산 상징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보이소! 오이소! 사이소! 세련되지 않은 질박한 사투리가 오히려 정겹게 들린다. 옛날 부산에 처음 와서 자갈치시장 이라서 자갈치를 파는 곳으로 알았던 것인데, 시장이 들어선 이 곳이 자갈밭이었다고 자갈치시장이란다. 부산의 음식점이나 여염집이거나 밥상에 오르는 해산물 찬거리는 대부분 자갈치시장에서 부산의 맛을 공급하고 있다.
활어, 전복, 대합, 문어, 고등어, 붕장어, 멍게, 선어, 잡어 등 어패류 파는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수조안에 전시된 싱싱한 활어는 곧 닥쳐올 운명도 모르는 체 활기차게 돌아다닌다. 입맛 다시면서 비좁은 골목길을 좌우로 살피면서 구경하기에 정신없는데 손바닥만한 대합이 나그네의 바짓가랑이에 물을 쫙 뿜어 뱉는다. 삶은 고래 고기가 함지박에 수북이 담겨있고 중년의 사나이가 테이블에 앉아서 고래 고기를 한 절음씩 입에 넣는다.
오가는 사람들의 인파 속에 자갈치 아지매들의 보고 가이소! 하는 정겨운 목청, 아지매들 앞에 있는 생선은 갓 잡아 올렸는지 팔딱, 팔딱 뛰며 싱싱함을 자랑하고, 여기저기서 흥정하는 목소리 "깎아 주이소" "안됩니더, 천원만 더 얹어 주이소" 장바구니 가득히 생선과 해산물을 산 아주머니의 두리번거리며 인파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자갈치 시장 생동감이 넘치는 서민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네 삶이다.
자갈치시장 안에는 남정네는 간혹 끼어있을 뿐이고 전을 벌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의가 아낙들인데, 새댁 급 젊은 아낙도 간혹 눈에 띄는데, 이것이 자갈치 시장의 특징으로 섬세한 부드러움은 없으나,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역동적인 자갈치 아지매들은 부산 사람의 특유한 기질을 상징하는 가장 부산다운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자갈치 시장은 살아있는 부산의 축도요, 부산시민의 생활상을 대변해 주는 현장이기도 하여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자갈치건어물시장은 자갈치시장 동쪽 끝에 위치한 건어물 도매시장으로 건어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시장인데, 마른멸치, 마른오징어, 새우, 소주 안주하기 좋은 꼴뚜기 마린 것 각종 포 등 건어물과 김, 미역, 조개 등 말린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골목길 어디선가 구수한 꼼장어 굽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꼼장어 안주 한 점, 소주 한 잔에 세상 시름 덜어본다. 좁은 공간에서 부실한 의자에 지친 몸을 의지하고, 흔들거리는 백열등을 벗 하면서 혼자서 소주잔 기울이는 것이 또 다른 나의 자화상인가 보다.
추억 담긴 자갈치시장도 현대화의 일환으로 지하2층 지상7층 구조로 축구장 6개 크기의 면적으로 산뜻한 초현대식 건물 종합수산물유통센터로 탈바꿈하면 오이소! 사이소! 가 사라지고 더 이상 낭만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새 건물에 입주할 자갈치 아지매의 마음이 벌써 설렐 것이며, 자갈치시장이 부산의 명물로 또 한번 화려하게 변신해서 관광·문화를 엮은 살아 숨쉬는 공간이 될 것이다. 
(말린 꼴뚜기 새끼를 소주 안주로 한봉지 샀던 건어물 시장, 그 곳에서 바라본 남포동)
(고래고기를 함지박 가득담아서 파는 자갈치아지매, 고래고기는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다)
(나이든 아지매만 있는것이 아니라 깐새우, 조갯살을 파는 새댁급 자갈치아지매)
(각종 어패류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 손바닥만한 큰 조개가 사람을 향해 간혹 물을 발사한다)
(자갈치 시장과 시장의 사잇길)
(자갈치 어시장에서 바라본 남포동,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남포동 자갈치시장 선착장에서 바라본 충무동)
(자갈치시장이 현대식 건물로 탈바꿈하면서 질박한 자갈치아지매의 옛모습은 곧 사라질 것이다)
(출처: www.vietvet.co.kr/살아가는 이야기/안흥종)
 백동기: 봉화양반이 자갈치를 단녀오셨네.자갈치 어시장의 정겨운 풍경은 50년대 60년대 초반이었다고 보입니다.영도에서 동래와 대신동까지 전차가 단니고 하루에 영도다리가 2번씩 들리고 영도다리와 자갈치 시장사이에는 점치는 점받이들이 모여살고 여수뱃머리에 여수서 여객선이 도착되면 시끌벅적한 전라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가 시끄럽게 조화를 이루며 야단이었고 자갈치 노전 다라이 통안에는 고기와 바닷물이 넘처나 흐르고 대신동서 수업을 마치고 자갈치에 들어 100원어치 생선회 사오라고 아침 등교길에 형님들의 주문이 있으면 내려 주문하면 접어진 버드나무 도시락에 차곡 차곡 넣어주는데 집에와서 온 식구들이 포식을 하였습니다.전차가 없어지고 영도다리가 고착화되고 용두산공원에 부산타워가 생기고 광복동의 일제 밀수품이 자리를 감추고부터는 정겨운 부산의 이미지도 현대화되어 정겨움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09/25-19:37]-
보라매 : 언제 부산 자갈치 시장에 같었는교 어데예? 안동을 거쳐서 부산으로 직행 했군요 .부산하면 내가 큰꿈을 가지고 강원도 원주 역에서 저녘 9홉시40분에 열차를 타고 밤새달려 부산진역에 아침일곱시에 도착하는 중앙선 완행 열차가 엤날에는1일 2 회씩 달리든 열차가 있었지요 .그열차로 부산에 도착하여 고종4촌형이 경남여고앞에서 (수정동) 큰한약방을 보광한약국 할때 한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형님댁에 6개월 있었든 곳이라 자갈치시장 남포동거리 욛두산 안 가본곳이 없었지요 큰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추억은 남아 있습니다 친구는 전국안가보는는곳이 없는것같군 올려주는 사진과 글들이 내마음을 빼앗아 가곤합니다 안동에서의 사진들은 고향집 같은 풍경과 가을이 익어가는 계절에 더욱이 그시절를 그리게 합니다 -[09/25-20:36]-
류지현: 제목 보고 자갈치 인줄 알았습니다. 갑자기 회가 동하여 회 한접시 시켜야 겠네요. 옛날 마음이 우울하고 하는일이 잘 안 풀릴때 시간구애 받지않고 야간 완행 열차타고 사람의 진한 냄새 맡으며 자갈치 도착하여 아지매들의 구수하고 억센 말투가 정겹게 들리고 구수한 꼼장어에 별별 생선 구워먹으며 노닥거리다가 삶에대한 충전이 만땅이되어 대구에 도착하면 새벽녁이 되고는 했는데, 현대화된 자갈치가 아지매들의 정겨움이 살아 있을려나, 장거리 수색,정찰 하시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객지 식사에 건강 단디 챙기시고요. -[09/25-21:00]-
황진순: 그 옛날 걸죽한 사투리에 숯불에 꼼장어 구어먹든 추억은 ...수색대님은 한창 바쁘게 다니시는 모습 좋습니다..건강 신경 쓰셔요. -[09/25-21:26]-
최진사: 다시한번 가 보고 싶었던 곳... 이렇게 사진으로보아도 좋습니다. 사투리와 시끌벅쩍 인심이 녹아내리던 어물전 광경이 현대화된 그림으로 바뀌어 버렸네요. 충무동쪽 산등성이는 그대로인데 건물들이 많이 들어 찼네요. 그리운곳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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