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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 활기 넘치는 '아시아의 빠리'
지금부터 30여 년 전인 1975년 4월 30일. 북베트남군이 사이공(지금의 호찌민)을 점령하면서 20년7개월이나 끌어왔던 지루한 전쟁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후 세월은 참으로 많이 흘렀다. 종전 이후 20년 가까이 고수하던 사회주의 체제에 한계를 느낀 베트남이 점차 자본주의적 요소를 수용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 많은 기업이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일본 중국 태국 등과 함께 '한류 열풍'이라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호찌민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가장 활기가 넘치는 도시다. 프랑스풍 건축물이 많아 예전에는 '아시아의 파리'라 불리기도 했다. 호찌민의 전체 인구는 통계상으로 550만명 정도이지만 실제로는 700만~800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유동인구가 많다는 증거다.
호찌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하얀색 아오자이를 입은 아가씨, 손님을 기다리는 시클로 운전사 그리고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물결이다. 다소 시끄럽고 어수선하기는 해도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점, 그것이 호찌민의 매력이다.
호찌민 중심가인 레 로이 거리 근처는 늘 많은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보다 저렴한 식당과 숙소를 찾는 자유여행자를 위한 각종 시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근처 데탐 거리와 부이 비엔 거리에도 투어버스를 운영하는 몇몇 여행사와 값싼 호텔, 민박집, 식당 등이 많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작전본부로 사용하던 독립궁(통일궁)은 호찌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다. 1868년 프랑스인이 세웠으며 한때 베트남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1975년 4월 30일에 베트남 공화국 정부가 항복했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1962년 공산주의자의 폭격을 받아 상당 부분이 훼손되었으나 1968년에 재건축됐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지하에는 전시종합상황실, 1층에는 각료 회의실과 식당, 2층에는 대통령 접견실, 3층에는 대통령 전용 식당과 극장, 4층에는 대통령 전용 연회장 등이 있다.
베트남의 영웅 호찌민의 어린 시절 이름을 따서 지은 니구엔 탓 탄브(Nguyen Tat Thanb) 거리에는 호찌민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1863년 프랑스와 중국의 건축양식을 섞어서 지은 이 건축물은 한때 프랑스 총독부의 영빈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박물관 안에서는 호찌민이 생전에 사용하던 각종 유물을 볼 수 있다.
비슷한 이름의 호찌민시 박물관은 호찌민의 문화와 역사, 자연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1890년에 처음 지어진 이후로 프랑스 행정장관 관저, 고등법원 등으로 사용되었으며 1978년부터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쟁 박물관은 베트남전에 사용되었던 전쟁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다. 한때 '전쟁 범죄 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했던 이곳은 사진과 자료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박물관에서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가되고 있는 고엽제의 피해 실상을 엿볼 수도 있다.
호찌민에서 40㎞쯤 떨어진 꾸찌라는 곳에는 땅굴을 파서 만든 지하 요새인 꾸찌 터널이 자리잡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남부 공산군(일명 베트콩)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든 이 땅굴은 호찌민 근교의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다. 한때 미군은 이 지하 요새를 폭파시키려 했으나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해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땅굴에는 수십 명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식당, 숙소, 회의실, 산소호흡실 등이 있는데 항상 2개의 연대 병력이 이 땅굴 속에 머물며 게릴라전을 펼쳤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군인들의 안내를 받으며 땅굴의 주요 시설물을 둘러볼 수 있으며 땅굴 근처 미니 사격장에서는 진짜 총으로 직접 사격도 해볼 수 있다.
호찌민에서 남쪽으로 125㎞쯤 떨어져 있는 붕따우는 베트남전 당시 미군과 주월 한국군 휴양소가 있었던 곳이다. 본래 프랑스 총독과 관리들의 휴양지로 개발된 곳으로 약 10㎞에 이르는 긴 백사장은 남국의 정취를 즐기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나트랑은 호찌민에서 500㎞쯤 떨어져 있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기에 조금도 손색없는 해변과 짙푸른 바다 그리고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야자수 등이 한데 어울려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다.
나트랑의 멋진 해안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는 롱손 사원이 자리 잡고 있으며 나트랑 강 입구에는 참족의 대표적인 석탑 포나가르탑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이 '평화롭고 낭만적이며, 가장 베트남적인 도시'로 손꼽는 후에는 베트남 역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왕의 무덤과 왕궁, 사원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도시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많은 문화재가 파괴됐으나 전쟁이 끝난 후 유네스코의 도움을 받아 상당히 많이 복구되었다. 비교적 잘 보존된 황궁에는 사방에 모두 4개 출입문이 있는데 동쪽은 인간의 문, 서쪽은 미덕의 문, 남쪽은 정오의 문, 북쪽은 평화의 문으로 각각 불리고 있다.
◆ 베트남 여행시 주의사항= 베트남 여행에서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호텔 수돗물은 음료수로 부적당하므로 마시지 않도록 유의하고, 가능하면 미네랄 워터를 마시도록 한다. 손가락으로 사람을 부르는 것은 모욕적인 뜻으로 받아들이기 쉬우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친한 사람일지라도 등을 두드리거나 어루만지는 것 또한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행동 가운데 하나다.
아울러 대화 중의 '예스(Yes)' 의미는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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