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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일과 심순애 - 후랭크 백♣

(개포9단지 벚꽃군락)

내 어릴적 기억도 가물가물한 추억...
어려운시절에 그중에서도 좀 부유했던 고모집에 놀러갔는데
학교선생을 하던 고종사촌형이 뽀쭉한 바늘침을
숫돌에 갈아서 나사를 돌려 끼워고,
테옆감는 손잡이를 짜르륵 돌려서
까만 레코드판 위에 올려 놓으면
빙글빙글 도는 판위를 바늘이 따라가며 소리를 내는
참으로 신기한 물건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것을 훗날에 유성기라고 불렀던 것이 기억난다.

수년전 황학동 청계천 고가도로밑에
도깨비 시장이라는 곳엘 갔더니
고물 유성기가 길거리에 딩굴고 있었는데
그걸 사오지 못한것이 지금도 아쉽다.
살까말까 상당히 망설였는데...

어쩌면 안 사기를 잘했는지도 모른다.
아마 그걸 사와서 집에서 기름걸레로
닦고 앉아 있었더라면
그때 쫓겨나지 않았을까 웃어본다.

지금 이 노래도 그때 유성기로 들어본 노래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오래된 노래 일것이다.
설마 이 구식 노래도 저작권 운운하며
날 괴롭히지는 않을테지...

바늘이 먼지를 만났을때 소리를 내는
잡음이 더 듣기좋다. 그리운 소리이다.  

벚꽂은 피었다가 바로 질것 같아서, 아침에
역광으로 동영상 한컷 잡아서 보관 합니다.
개포동 9단지 아파트 뒷편에 20년 넘은
벚꽃나무 군락은 조용하고 멋있습니다.

낙화를 기대하고 나갔었는데
아직 꽃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촬영: 최진사/2009.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