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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울에 아침부터 가을비가 장마때처럼 내렸고 오후에도 잔뜩 찌프린 날씨입니다.
조금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금방 잊혀지지 않는 일을 목격했습니다.
도시의 모든일이 습관처럼 일어나는 일은 별 관심도 없이 지나치기 일수여서 기억도 없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잡상인도 거의 매일...
또...녹음기에 찬송가를 틀고 지팡이와 바가지를 든 심봉사...
이런것들은 대부분의 승객들에겐 만성이 되어 떠들어도
졸던 사람 모두가 그냥 무관심하게 졸고 갑니다.
그런데...오늘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선릉역으로 오는데
특이한 목소리가 들려서 모두들 깜짝 놀라 시선이 집중됩니다.
시커먼 어느 아시안 피플이 눈물을 글썽이며 서툰 한국말로 떠듭니다.
"사장... 도망 갔습니다!~~~"
"공장... 문 닫았습니다!~~~"
"월급...못 받았습니다!~~~"
"지금...배 고픔니다!~~~"
"제발...도와 주십시요!~~~"
남루한 옷차림에 씻지도 않은 맨발로 발가락에 샌달만 걸린체 였다.
한손엔 껌 한박스...또 한손엔 커다란 비닐쇼핑빽...
눈물을 글썽이며 꾸벅 절을 하며 또 한번 리바이벌 한다.
"사장... 도망 갔습니다!~~~"
"공장... 문 닫았습니다!~~~"
"월급...못 받았습니다!~~~"
"지금...배 고픔니다!~~~"
"제발...도와 주십시요!~~~"
아까처럼 한마디도 틀리지 않고 반복 한다.
그리고 한발짝 옮기는데...
장님 구걸 녹음기는 본척도 들은척도 않던 지하철 시민들이
모두 부시럭 부시럭 지폐를 꺼낸다...아줌마도... 학생도... 아저씨도...
어라!~ 배추닢 색깔 지폐도...커다란 비닐쇼핑빽에 넣어준다.
그런데 시커먼스 이방인은 껌이라도 한개씩 줄려고 했지만...
모두 껌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방인 시커먼스의 커다란 눈에는 눈물이 줄줄 흐른다.
감격해서 일까? 제 처지가 서글퍼서 일까? 아니면?...
각박한 세상이지만... 잠깐...
곤경에 처한 남을 돕는 대한민국 국민의 따뜻한 정을 보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왜 이런일이 한국땅에서 일어나고 있는가? 마음이 어두워졌다.
어제 전우들 모임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다.
"아마 앞으로 5년후면 한국 젊은이들이 중국에 노동자로 일을 하러가게 될것이다."
젊은 이방인 시커먼스여!~ 오늘 한번은 좋지만, 구걸행위에 재미붙여
또 보게되지 말지어다.....
지하철 구멍을 나오니 또다시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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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터는 분들께 부탁말씀...
구덕포
